안녕 심바..<BR>몇일 편지 못해 미안해.<BR>요즘 날씨가 너무 덥구나. 장마전선 때문에 습도도 높아 후덥지근 하기까지하네.<BR>어제 옥상에 있는 온도계를 보니까 온도가40도에 습도가 50%더라.<BR>온습도의 수치만 봐도 정말 끔찍하지 않니?<BR>그런데서 운동한다고 어제 런닝 머신을 뛰었더니 형 더위 먹었나봐.<BR>속이 미식미식 거리면서 기운이 하나도 없더라.<BR>그래서 어제 해야할일 중에 하나인 차고 청소하고 요가운동은 못했어.<BR>도저히 기운이 없어서리...<BR>아무래도 나의 여름철 비상약인 식염을 몇알 먹어야 할것같아.<BR>더워서 땀흘리고, 운동하느라 땀흘리고...<BR>몸밖으로 배출된 수분은 물을 많이 먹어줘서 보충이 되는듯한데 나트륨 성분은 음식으로 충분히 보충되지 않은거 같아.<BR>운동하며 땀 많이 흘리는 여름에만 가끔 먹는 식염을 아무래도 먹어야겠어.<BR>그리고 심바야! 너에게 한가지 전할 소식이 있는데 외삼촌네 맥스가 한 달 전에 죽었데.<BR>그제 소식 전해 들었어.<BR>골든 리트리버 잘생긴 친구였는데 6살 살고 갑자기 심장마비로 죽다니...<BR>외삼촌네 식구들, 은정이 누나가 많이 힘들어 하고 있는거 같아.<BR>얼른 마음의 안정을 찾았으면 좋겠다.<BR>그 이별도 준비없는 갑작스러운 이별이라 많이들 놀라고 당황스러웠을 텐데.<BR>외삼촌네 갔을때 몇번 봤던 맥스 얼굴이 눈에 선하구나. 내바지에 흙 다묻히고...<BR>심바가 하려고 샀던 초크체인 목걸이도 형이 선물하고 간식도 주고 그랬었는데...<BR>하늘나라에서 맥스 만나면 심바 너가 잘 좀 챙겨주고 위로 좀해줘.<BR>맥스는 화장 안하고 뒷산에 매장했데.<BR>암튼 맥스도 좋은 곳으로 갔으리라 믿고 그곳에서 행복했으면 좋겠다.<BR>이따 집에서 보자. 심바..

  안녕 친구..<BR>요즘 옥상에 혼자 있기 많이 덥지?<BR>지붕을 해서 햇볕이 직접 닿지는 않지만 많이 후끈 거려서 걱정이 된다.<BR>살아있을 때도 더운 여름에 옥상에서 그토록 고생했거만 지금도 우리 심바가 더위 때문에 고생을 많이 하는거 같구나.<BR>너랑 같이 생활하면서 형은 절실히 느낀 점이 하나있어.<BR>중소형견들은 좀 괜찮지만 대형견들은 꼭 키울수있는 환경이나 자격이 되는 사람이 키워야 된다고 생각해.<BR>대형견 키우고 싶다는 생각에 여건도 않되는사람들이 무조건 덜컥 입양해서 견공들 고생시키는 일이 왕왕있잖아.<BR>운동도 잘 안시켜주고... TV 보니까 어떤 사람들은 원룸에서 대형견들을 키우기도 하더라.<BR>대형견들은 덩치가 큰만큼 넉넉한 활동 공간을 확보해 줘야하는데 말이야.<BR>특히 대형견들은 흙을 밟아야지 시멘트 땅위에서 생활하면 중량 때문에 고관절병이나 다리휨, 오다리 현상같은거, 발고락 퍼짐같은<BR>증상들이 종종 생기잖아. <BR>형도 그런면에선 너에게 완벽한 공간을 만들어 주진 못했지만 운동도 열심히 같이하고 그래도 중간 이상은 됐었지?^^<BR>그래도 너에겐 항상 지금도 미안한 마음 뿐이다.<BR>너같은 롯트바일러들은 특히 잔디나 흙을 밟고 생활을 해야하는데...<BR>지방층 가죽이 두꺼워 더위도 잘타고 반대로 겨울엔 털이 짧아 추위도 잘타고...<BR>암튼 이세상 모든 멍군, 멍순이들이 고통과 고생없이 해피하게 잘살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BR>검은색의 빛나는 멋진 옷을 입은 심바, 하늘나라에서는 친구들하고 마음껏 잔디나 풀밭위에서 뛰어 놀으렴<BR>사랑해..

  안녕 친구..<BR>주말과 휴일은 잘보냈니?<BR>형은 월요일이라 열심히 일하다가 이제 한숨 돌리며 너에게 편지 쓴다.<BR>요즘, 회사 사정이 점점 더안좋아져서 걱정이야.<BR>열심히 일을 않해서 이런 결과가 오는건지...<BR>사실 그래픽 디자인이라는 일이 큰 돈을 벌지는 못하는 직업같아.<BR>대학교는 정말 힘들게 들어갔건만...ㅋ<BR>아이디어 내느라 머리는 열나게 아프고...<BR>답답한 여자 광고주들하고 일하기도 힘들고...<BR>암튼, 작년 보다 사정이 더 않좋아졌어.<BR>경기는 바닥을 쳤다는데 실물 경기는 회복될 기미도 안보이고...<BR>기업마다 긴축재정을 하려면 제일 먼저 광고나 그래픽제작물에 대한 예산을 줄이기 때문에 이직종이 불경기엔 더힘든거 같아.<BR>생각해보면 심바 너랑 한참 즐겁게 지낼때 회사도 잘됐었는데...<BR>너가 형곁을 떠난 뒤부터 이상하게 회사가 어렵기 시작하더니만... 쩝~<BR>형이 너무 작금의 현실에 대해 억지 이유를 찾는거 같기도하고...<BR>하지만 형 마음속에는 항상 너가 있기 때문에 이 어려운 시기도 씩씩하게 버텨나가고 있다는거 잘알지?^^<BR>역시 심바는 내게 즐거울때나 힘들때나 힘과 용기를 주는 그런 존재야!!!<BR>사랑한다. 심바.<BR>

  안녕 검둥개 심바..<BR>오늘 날씨는 전형적인 유월의 날씨같다.<BR>사무실 3층 창밖으로 거리를 내려다보니<BR>다정하게 아스크림 같이 먹으며 걷는 연인들이 보이는구나.<BR>사랑하는 사람이 옆에 있다는건 역시 좋은 일이야. 보기 좋다.<BR>우리 심바는 하늘나라에서 여자 친구 좀 사귀었니?<BR>너 살아 있을때 여자 친구 못만들어준 형이 원망스럽지?<BR>미안해...<BR>애견 대회 나가면 다른 롯트바일러 암컷 주인들이 자기 개와 교배했으면 한다고 연락처도 여러번 주고 갔었는데...<BR>우리 심바가 골격도 좋고, 체형도 좋고, 상도 타고 해서 전람회장에서 인기 좋았지.^^<BR>그때 우리 심바 장가나 보내줄걸. 쩝!<BR>그땐 교배하고 여자 친구 만들어 주고 하는게 왜 그리도 싫었던지...<BR>지금 생각해보면 그러면하면 아마 너를 빼았긴다는 강박관념같은게 내마음속에 내재하고 있었나봐.<BR>바보같은 형 때문에 여자친구도 못사귀어보고...<BR>형 없는 그곳에서 이쁘고 멋진 너 마음에 드는 여자친구 보면 용기내서 다가가 사귀어 보고 싶다고 말해.<BR>알았지?^^<BR>이따 저녁에 퇴근하고 보자. 심바.<BR>

  안녕 심바..<BR>어제는 형이 일이 좀 있어서 회사에 월차 내고 못나왔었어.<BR>날씨가 비가 오려는지 후덥지근하고 어둡네.<BR>심바있는 곳은 덥지는 않니?<BR>심바랑, 친구들 더우면 안돼는데...<BR><BR>너랑 같이 걸었던 길모퉁이, 너랑 같이 앉아 있던 가로수 밑...<BR>그땐 그런 일상적인 것의 소중함과 감사함을 잘몰랐었는데...<BR>너 없는 지금, 우리의 추억이 있는 그곳을 가끔 우연히 지나가게 되면 너 생각에 많이 힘들어져.<BR>문득 그런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한다는 것만으로는 채워지지않는 마음속의 공허함이 무겁게 느껴지기도 하고...<BR>모든 인연의 만남 뒤에는 동전의 이면처럼, 마치 양날의 칼날처럼 이별이란게 있다는 것을<BR>왜 이나이가 되도록 절실히 잘 몰랐을까. <BR>결국 이별을 해야하기 때문에 나에게 인연이 주어지는걸까,<BR>만남의 인연이 있기 때문에 결국 이별이란 끝으로 가는 걸까...<BR>마치 처음부터 종착역이 정해진 기차처럼...<BR>그 종착역으로 달려가야만 하는 기차의 운명처럼...<BR>'내가 사랑하고 아끼는 인연에는 그리움과 연정이 생기는 법이니,<BR>그것이 너무 좋다고 집착하거나 곁에 두고자 애쓰지 말라.<BR>사랑을 하되 집착이 없어야 하고 이별을 하되 거기에 오래 머무르지 말아야 한다는 법정스님의 <BR>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에 나오는 글귀가 생각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