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아.. 아버지야... 아버지 오랫만에 왔지?
 삐졌어?... 아니지?
 어제 테레비에서 다른 집 애들이 많이 나와서... 엄마랑 함께 보면서 우리 예쁜 진이 얘기 많이 했어..
 네가 절대 맨바닥에 앉지 않는 거며.. 아버지가 고기맘마 먹을 때면 진이가 툭툭 아버지를 손으로 치던 거..
 얼마 전에는 진이랑 같은 치와완데.. 하반신 마비라서 어려서부터 못 걸었던 애기가 나왔는데..
 그 주인이 휠췌어를 해 주어서 신나게 돌아다니게 된 얘기도 있었어..
 우리 둥기 잘 있는 거지?
 너무 보고싶어.. 우리 예쁜 진이..

  진아... 아버지야..
 오늘 뒷산 공원에 갔었어... 2001년 여름에 네가 진돗개 두 마리한테 물려서 죽을 뻔 한 뒤로
 떠날 때가지 가기 싫어했던 곳이지..
 아버지도 너 없이 가기는 싫었는데..
 오늘 가보니.. 네가 물렸던 곳에 가니까..
 그 때 진이가 놀래고 무서워서 숨었던 통나무 아래를 보니까..
 진이 생각이 너무 나는 거야.. 그 당시에는 아버지도 오랫동안 앓고 난 후라
 그놈들이 너한테 접근하는 걸 보고서도 민첩하게 대처할 수 없었어.. 진이도 이해하지?
 그 해 봄에 엄마 수술하고.. 바로 아버지도 쓰러져서.. 작은 고모 문제에...
 엄마하고도 오래 떨어져 지냈지...
 여름에  가족이 다시 모인지 며칠 안되서 벌어진 일이었지...
 진이가 세시간이나 수술을 받고... 우리 가족들한테 너무 힘든 한 해였어..
 그래도 진이가 있어서 행복했었던거야... 지금에야 2001년의 아픔은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걸 알게 돼...
 진아..
 우리 진이 예쁜 진이 씩씩이 진이 효자 진이 똑똑이 진이 둥기 둥기...

  진아.. 아버지야...
어제 치과에 갔었어.. 네가 있을 때 시술을 시작했는데.. 2주 후에 또 가서 마무리 수술이야..
아버지 이 치료 잘되게 진이가 신경 좀 써주라..
전에... 진이 있을 때.. 아버지 치과에 다녀와서 너무 아파서 진이 옆에서 정신 없이 잤던 기억이 나네..
우리 새끼.. 똑똑이 새끼..
둥기둥기.. 우리 둥기..
겸둥이 둥기.. 씩씩이 새끼..

  진아 우리새끼 니 생각을 하면 너무 눈물이 나와 제대로 사진조차 볼 수 없다. 어쩌면 너의 빈 자리가 이리도 큰 지 마음 한 가운데가 뻥 뚤린 것만 같아. 사랑해 우리 새끼.

  진아 아버지야... 밤에 잠이 안와서 뒤척이다 시간이 궁금해서 엄마 핸드폰을 열었는데... 거기 진이가 문래동 할머니야네 집에서 찍은.. 우리 예쁜 진이의 잠자는 모습이 있는거야... 우리 예쁜 진이는 언제나 예쁘지만.. 특히나 예쁘게 찍혔었지..
너무 너무 진이 생각이 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