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아.. 아버지야...
오랫만이지... 아버지 컴퓨터가 시원치 않아서...
그동안의 무더위는 어느덧 물러가고... 이젠 아침 저녁으로는 견딜만 해..
진아.. 너무 보고싶어...
이쁜 진이 씩씩이 진이 효자 진이 똑똑이 진이...
깍쟁이 새끼...
진아.. 아버지 컴퓨터 고치면 전처럼 자주 올거야..
섭섭해 하지 말고...

  진아.. 아버지야...
 그동안 너무 여유가 없어서 그냥 지나쳤는데.. 모처럼  분향소들을 둘러 보니까...
 우리 진이 친구들이 정말 많네... 너는 너무 비사교적이었는데.. 그건 아버지 탓으로 돌리고...
 이제는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사이좋게 지냈으면 싶어...
 구석진 곳에서 혼자 가만히 있는 건 아니겠지? 우리 진이는 너무 이뻐서.. 샘내는 녀석들도 더러 있겠지만..
 대부분은 진이를 좋아할 것으로 생각해... 진이도 적극적으로 친구들과 사귀도록 해..
 나중에 아버지랑 엄마야가 꼭 진이 데릴러 갈테니까...
 우리 이쁜 새끼.. 진이 새끼...
 안뇽~

  진아.. 아버지야...
잘 지냈지? 우리 착한 새끼...
아버지 오늘은 몸이 영... 진이가 없으니깐...
진이 핑계 대지 말라구...?
미안해.. 하지만 사실이야...
우리 새끼 이쁜 새끼 착한 새끼 효자 새끼
씩씩이 새끼 깍쟁이 새끼 똑똑이 새끼...

  진아.. 아버지야... 편지 받았어?
 편지에 쓰인대로.. 꼭 기다리고 있어...
 우리 새끼 착한 새끼 이쁜 새끼 효자 새끼
 똑똑이 새끼 씩씩이 새끼 깍쟁이 새끼...

  진아.. 아버지야...
 지금 밖에 비 많이 와.. 어젯밤이랑 오늘 새벽엔 굉장했어..
 진이 비오는 거 정말 싫어했지.. 아버지두 그것 때문에 늘 걱정했었구..
 그래두 그때가 즐거웠어.. 진이가 있었으니까..
 우리 진이 이쁜 진이
 씩씩이 진이 똑똑이 진이
 효자 진이 겸둥이 진이...
 엄마는 이 비가 오시는데두 나갔어..
 진이가 엄마를 언제나 보살펴 주고 있지?
 이런 거 물어볼 필요도 없다구?  그래... 미안..
 다음에 또 올게.. 그동안 잘 지내..
 우리 이쁜 새끼..